생활에서.../암환자의 수면과 통증

다시 만나는 날!!

나비채 2012. 6. 1. 18:36

 

또 한분이 집으로 가셨다.

 

 암이란 녀석과  더이상 싸우기 싫다고  달래면서..조금만 더 산을 오르고,,바다를 가고.. 약초를 캐서 100가지 효소를 담그려면

암을 달래가며 공존해야 한다고 하셨던 분

 

그분은 어디에 더덕이 있는지 어디에 도라지가 있는지 산을 오르며 세심히 봐두셨다가 꽃이 지고 뿌리가 영글면 채취하신다.

본인의 생각은 100가지 효소를 3년 묵혀 그곳에 계신 암환우분들과 나눠먹고 싶다고...

그분에 일화하나

  산을 오르다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더덕냄새에 이끌려 가보니 더덕이 많이 있더란다

우리환우분들 과 그곳 원장님부부 그리고 식사며 생활을 챙겨주신분들까지 30여명에 계신곳 한개씩 모두 몫이 될수있게

달라고 기도하시고 하나둘 채취를 했더니 33개가 되었다고한다. 더도 덜도 말고 꼭 필요한 갯수를 주셨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옷앞치마에 고이 갖고내려와서 하나씩 고루 나눠드셨다는 이야기..

 

그리고 또하나..

센터를 올라가는 길목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너무나 아기자기 풍요롭게 농사를 지으셨다.

그덕분에 한번은 푸짐한 쌈채소를 가득 얻어온적도 있다.

 

불가마에가서 등이 터지도록 쪼이면서 암을 달래며 엎드려 주무셨던....

매실이 나올때면 그곳에 계시다 퇴소하신분의 몫까지 챙겨 올려보내주신다고..

온산을 집마당처럼 잘 알고계신분이셨다.

때론 바다낚시에 폭 빠져서.. 매주 물때까지 맞춰 가신다고..

그분의 생활을 보면 어쩜 저렇게도 부지런하실까

 

 

그런 분이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산에서 차를 갖고 내려오시다 미끌려 교통사고가 나셨다.

차는 공업사 들어갈정도이지만 다행이 본인은 앞 치아만 좀 피를 봤다고 ...

그래도 같이 계신분들 걱정하실까봐 조용조용히 아무말도 않고 처리를 했다고..

가볍게 넘겼을 사고후 후휴증이 오래갔다.

방문때마다 근육통과 함께 그동안 잠자코 있던 암덩어리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나보다..

한때는 산이며 들로 열심히 다니시다 검진해보니 암 크기가 많이 줄었다고 너무 좋아하셨는데..

교통사고 후휴증은 보통 그렇듯 근육통 정도로 왔지만

면역력을 급속히 떨어트린것 같다..

 

점점 운신을 못하시더니..서울로 검진을 받으러 가시고는 몇달동안 소식이 없으셨다.

 

그리고 몇개월 후...............

 

산이며 들이며 바다로 열심히 다니셨던 그 열정이 암에 기를 펴지 못하게 움츠러들게 만들었었는데..

한순간의 사고로 몸에 리듬이 깨지면서 암이 때는 이때다 기지개를 펴버린것 같다..

이번에 들려온 이야기로는 배우자분이 짐을 가질러 다녀가셨다고 한다.

어려울것 같다고 하시면서 눈물보이시고 가셨다고...

잠시 다니러 갔던 서울행이 ......

주변분들이 모두 안타까워 하신다..

본인은 발이 정말 못생겨서 발마사지를 받을수 없다고 하셔서.. 나와의 만남은 직접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올라가는 길목에서 채소를 돌보시며 몇번 마주친 그분 모습이..생각난다..

감자도 심고.. 배추도 심고  그래서 그곳계신분들 간식도 하고.. 작은 텃밭앞에 있던 개울가에 배추도 싯어 김장도 하셨던 추억들

가을이면 직접 감을 깍아 곳감도 만드시고.. 언제 무엇이 자라서 어떻게

 

이번 방문때 내려오는 길목에서 본 텃밭은 그저 주인떠난 빈집과 같이 잡초들이 가득하다.

지난해 심어 씨앗이 떨어진 케일들과 상추들이 군데군데 그분의 흔적을 알려주고있다.

 

암이 다시 잠잠해져서..

기운차리시고 다시 내려오시길..

근처의 산들이 손길을 기다리며 더덕과 취나물 그리고 각종 산약초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향기를 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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